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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공부법]5세 한글 시작하는 게 좋을까?
    2018. 10. 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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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사람들은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한국 아이들이 숫자와 글을 읽을 줄 아는 것을 보면 매우 놀란다고 합니다. 외국에서는 글자는 일찍부터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죠. 저는 친구들과 비슷하게 결혼해서 늦게 아이를 가진 경우인데 친구들이 5~6세 아이들을 키울 때는 한글을 일찍 가르치지 않는 것이 유행이었어요. 이른 문자교육이 상상력과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거지요. 하지만 유행은 돌고돌아 요즘은 다시 글을 일찍 가르치는 것이 흐름인 듯합니다. 


    한글


    사실 글자를 가르치는 적절한 시기는 7세라고 합니다. 물론, 아이의 발달상태에서 따라 차이는 조금씩 있겠지만 문법과 철자를 익히는 데 중요한 좌뇌 발달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시기는 7세라는 거죠. 이런 이유 때문에 독일과 핀란드와 같은 나라에선 미취학아동에게 글자를 가르치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고 해요. 어차피 한번 익히면 평생 읽고 쓰고 할 텐데 굳이 일찍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 적절한 시기에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막상 글을 늦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을 때의 반응들은 매우 뜨뜬미지근합니다. 남들은 5세, 적어도 6세에는 한글을 시작하는 데 늦게 가르치면 내가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가장 큰 요인이죠. 정말 그럴까요?



    한글공부는 '일찍'보다 '적절한 시기'가 중요하다






    <완벽한 공부법>을 읽다가 이 주제를 접하게 되었어요. 영국의 독서학자 우샤 고스와미 연구팀은 5세와 7세 유럽 아이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5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와 7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 중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을 때 누가 독서능력이 뛰어났을까?


    두둥! 정답은 7세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독서능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풍부한 어휘와 문장이라고 합니다. 5세 아이들은 뇌발달의 특성상 듣는 데는 천재인데 읽기에는 바보라고 해요. 들으면서 습득하는 정보의 양이 어마어마한 거죠. 만약 글을 읽지 못해 부모가 책을 읽어준다면 아이는 그림을 보고 귀로 들으면서 많은 양의 어휘와 문장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직접 글을 읽게 될 경우, 이미 귀로 들어 아는 단어와 문장들을 힘겹게 읽어내려가게 됩니다. 이런 시간이 누적되면 아이들이 아는 어휘량과 이해력에는 큰 차이가 생기게 되고, 이것이 독서능력에 영향을 끼칩니다. 결국 조기 문자교육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셈이죠.


    전 기관에서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한글을 떼게 하고 싶어요. 하지만 친구들이 다 글자를 아는데 본인만 모른다면 아이가 위축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가르쳐야 할지, 그건 6세가 되면 상황을 봐서 판단해야 할 것 같아요. 저흰 도서관에 자주 가는데 가끔 한글 떼기와 관련된 책을 가져올 때가 있어요. 처음엔 재미있어 하는 듯 하지만, 아직 문자와 그림을 구분 못하기 때문에 몇 가지 글자 속에서 ㄱ,ㄴ,ㄷ과 같은 문자를 찾는 것을 힘겨워합니다. 역시 적절한 시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 엄마들은 '독서'에 목을 매는 경향이 있어요. 자기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엄마들이 많더라구요. 전 어릴 때부터 독서를 좋아했지만, 독서가 만능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책은 부모가 읽으면 아이도 자연스레 읽게 되어 있고, 흥미를 느끼면 읽지 말라고 해도 읽어요.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질까봐, 독서는 무조건 좋은 거니까, 의무적으로 읽게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왜 아이에게 독서가 중요한지 부모 스스로도 자문해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한글 떼기 전의 언어교육은 충분한 대화로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아이가 어떤 일을 설명하게 하거나 감정을 나누고 거기에 피드백을 주다보면 다양한 주젯거리가 나와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가 모르는 말은 물어보기도 하고 대답도 해주면서 자연스레 다양한 어휘를 익히게 됩니다. 여기에 책 읽어주기가 플러스 되면 금상첨화지요. 


    아이가 글을 빨리 뗐는데 2년이나 늦게 시작한 아이보다 독서능력이 떨어진다면? 억울할 거 같지 않나요? 무조건 '빨리' '많이'하기보다는 효과적인 교육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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